17 May 2024
내가 만들고 싶은 조직 | 한자와나오키
일본 드라마 ‘한자와나오키’에서 울림이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해 파산한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고 ‘한자와나오키’는 은행원이 된다. 복수를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몬 은행에 취업하고 한단계 한단계 성공해서 진정 은행원이 걸어가야 할길을 보여 준다. 본인 앞에 닥친 여러가지 위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며 부패와 거짓을 정공법으로 돌파한다.
부정한 방법으로 ‘한자와나오키’를 위기에 빠뜨린 직속상사를 향해 본인은 은행장이 될 것이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강변한다.
1.올바른 것을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
2.조직의 상식과 세상의 상식이 일치할 것
3.한결같이 성실히 일한 자가 제대로 평가받을 것
문득 이런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바람직한 조직의 모습이지만 사실상 이러지 못한 조직이 훨씬 많다.
내가 이야기해봤자 손해이고 가만히 직장생활을 이어나가는 편이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 많다. 이런 곳에서는 올바른 것을 올바르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모난 돌이 정 맞듯이 배척당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기도 한다.
물론 처음부터 의욕을 꺾지는 않는다. 수평적인 구조에서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문화라고 이야기하는 곳에서도 ‘답정너’는 존재하고 내가 낸 생각과 발언이 하나 둘 무력화되는 경험을 통해서 ‘왜 내가 굳이 사서 고생을 하는가’라는 반문으로 이어진다.
조직의 상식이 반드시 세상의 상식과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직장생활도 엄연히 위계가 있고 질서라는 명목하에 선임의 생각과 가치관이 곧 상식으로 통하기도 한다. 보편타당한 세상의 상식은 조직생활이라는 특수성 아래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예외규정이 된다.
한결같이 성실히 일한 자가 제대로 평가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중간에서 공을 가로채거나 협잡군의 술수로 온당치 못한 평가가 내려지는 경우를 나는 많이 목격했다. 조직마다 평가기준이 달라서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객관적인 평가기준 보다는 주요 의사결정권자의 인상비평에 의해서 판단되고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온전한 시스템을 만들기가 그래서 어렵다. ‘정의는 승리하게 되어있다’ 는 자기위로와 희망도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으면 쉽게 망가지기 쉽다. 약육강식의 경쟁이 때로는 진정성 있는 평가가 아니라 인정받는 지름길을 택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내가 만일 조직을 세팅하고 빌드업 할 수 있는 위치라면 시스템에 의해서 모든게 판가름나고 평가하고 인정받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정치적인 그룹에 복속되지 않더라도 내 자리에서 맡은 바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만큼 댓가와 인정이 돌아가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조직의 발전과 개인의 성장이 선순환을 그릴 수 있는 조직문화는 여러가지 관점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때 가능하다.
솔직한 피드백에 서로 열려있고 개인의 유불리에 의해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아도 일을 떳떳하게 끝마칠 수 있는 환경, 성과를 내는 사람이 더 많은 기회를 나눠가지고 조직원들이 시기하거나 질투 대신 리스펙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타심을 발휘하고 상대방의 관점과 상황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들고 싶은 조직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누구나 내고 그 생각의 주인공이 당자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다. 그래서 협업이 중요하고 팀워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올바른 것을 올바르다고 말해도 안전하고, 조직의 상식과 세상의 상식이 일치하여 재거나 잔꾀 부리지 않아도 되며, 한결같이 성실히 일한 자가 그 공헌을 애써 쇼잉하지 않더라도 인정하고 격려할 수 있는 문화. 그 속에서 공감대를 중심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과 문화를 만들고 싶다.
내 존재가치를 조직에 ‘입증’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오늘 내가 더 ‘개선’될 수 있도록 계획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고 싶다.
손병구 at 21:3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