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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LOG(내마음의 항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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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Mar 2012
내 병을 고치는 대화의 기술

삶의 구비구비. 나도 모르게 몸에 베인 원칙이 하나 있다.

교만하지 않고 나를 낮추며 상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겸양을 가지자.


내가 세운 원칙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상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 상대의 관점에서 나를 돌아보고, 대화에 임하는 상대의 의도를 판단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잃은 게 있다면 대화 중간에 메모를 하지 않고선, 내 생각을 말하거나,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서 풀어 놓을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대화에서 운이 좋다면, 내가 머리 속에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끄집어 낼 수 있다. 여기서 ‘운이 좋다’의 의미는 상대방 말의 의미를 적절히 판단하는 가운데 생각을 풀어 놓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표현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상대방 역시 원하는 바를 얻어 유익하다.

운이 나쁜경우, 상대방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고 싶지도 않은 충동을 느끼기도 하고, 단절된 벽 앞에 선 느낌이어서,나는 물론이거니와 상대방 또한 무의미한 시간을 허비하는 꼴이 된다.

내가 말이 없어지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지나치게 술을 먹어서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이성을 남에게 노출하기 싫어서거나, 내가 가지고 있는 대화의 기술로는 발전적인 그 어떤 논의도 진행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다.

오히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는 것이, 만인을 위해 평화로울 때가 있다. 서로의 마음을 100% 여과 없이 보여주는 특수 장치가 발명되기 전에는 이러한 습관은 고치기 어려운 병이 될 것 같다.

병을 고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오랫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하지만 아직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2008년 작성된 글을 일부 수정. 여전히 나의 병은 진행 중!!



손병구 at 20:25